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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oons' Life
어느날, 우연히 무라카미 하루키의 인생상담 Q&A의 번역트윗을 보게 되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씨가 3개월 정도 웹게시판을 통해, 독자들과 간단한 질의응답을 한 사이트를 번역한 것이다. 일상적인 질문에 대한 하루키씨의 재치넘치는 대답이 일품이어서, 꾸준히 번역 트윗을 쫓아 읽었다. 이를 우리말로 옮긴 번역 솜씨 또한 빼어나, 그 트위터 계정의 주인이 궁금해졌다. 해당 트윗 링크는 여기. 임경선 작가. 소개란에 의하면, 12년간의 직장생활을 거친 12년차 전업작가이다. 일과 사랑, 인간관계와 삶의 태도에 쓰는 것을 좋아한다. 작가로서 소설, 에세이를 쓰기도 했고, 좋아하는 하루키씨에 대해 책을 쓰기도 했다. 오랜시간 라디오 상담, 신문 칼럼 연재, 그리고 여러 강의를 통해 독자들의 인생상담을 해왔다. 친구나 ..
유학 생활을 하다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혼자 일하고 홀로 쉬는 시간이 많다. 복잡하게 얽힌 사회생활을 홀연히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기는 했지만, '혼자'로부터 떠난 시간이 꽤 흘러버린터라 이 조용함은 쉬이 익숙해지기가 않는다. 고독. 외로움. 혼자 있음. 홀로 존재함. 이것들과 친해져보려고 애를 쓰던 어느날, 마음에 드는 제목의 책을 찾았다.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저자인 김정운 씨가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으나, 약간은 고마운 문장이었다. 제목을 읽고'아, 나는 사실 필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건가' 하는 약간의 안도감이 들었다. 외로움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 그리고 현실로 와닿는 감각은 쓰라림이다. 외로움은 홀로있음, 바꿔말하면 누군가가 나를 떠났거나, 나를 찾지 않는 것을 말한다. 소통과 공..
채사장의 첫번째 책, . 작년 가을 어느 날, 공학 서적과 논문에만 파묻혀 있다가 지난 날 쌓아둔 지식과 교양이 증발해버린 것을 깨달았다. 언젠가 나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꿈을 지니고 있었기에 굉장한 위기감이 들었고, 다양한 지식에 대한 갈증을 한꺼번에 느껴버린 바람에 당황스러웠다. 시간은 적고,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유학생 신분이라 한글책을 쉽게 구할수도 없었고 지갑도 가벼웠기 때문에, 여러 분야를 압축적으로 정리한 책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에 베스트셀러 리스트에서 딱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했다. 넓고 얕은 지식. 바로 이거야. 감사하게도 한국에 들렸다 오는 친구가 선물해준 덕에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나,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대넓얕' 팟캐..
시민의 교양 - 채사장 지음. 인기 많은 팟캐스트의 제목이면서, 작년 베스트셀러의 제목이기도 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줄여서 '지대넓얕'으로 유명한 채사장의 두번째 책이다. '지대넓얕'은 지적 대화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기초 지식을 제공했다면, 이번 책은 조금 더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두 가지의 삶이 있다. 첫 번째는 세계에 나를 맞추는 삶이다. 세상의 질서를 존중하고,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인생이다. 두 번째는 세계를 나에게 맞추는 삶이다. 세상의 질서와 시스템에 저항하고, 주어진 환경을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인생이다. 당신은 어떠했나?' 첫 번째 삶의 방식은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어린 시절에는 더 높은 성적을 받기위해,..
최근에 읽기 시작한 The Martian. Kindle에 다운받아 짜투리 시간을 내어 조금씩 읽고 있다. 화성에 홀로 남게된 우주 비행사의 생존일지로, 그 과정을 코믹하게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Mark Watney 는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 참가한 말단 우주비행사로, 귀환 작전 도중 불어닥친 강풍 때문에 덩그러니 홀로 화성에 남게 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소형 우주기지에는 생존을 위해 필요한 식량과 여러 장비들이 있다. 단순히 계산해보면 1년 정도를 살 수 있을듯 하다. 문제는 다음 화성탐사대의 도착시간은 4년 뒤라는 것.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생존 기간을 연장해야만 한다. 삶을 유지하는데는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물, 공기, 영양분, 온도 등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기계..
말름쉐핑 마을의 양로원이 경사를 맞았다. 알란 칼손이라고 하는 할아버지가 100세를 생일을 맞은 것이다. 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양로원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물론 시장님도 한자리에 모였다. 마을 사람들이 백번째 생일을 축하할 생각으로 기분이 들떠 있을 때, 정작 주인공인 칼손씨는 한가지 작은 결심을 한다. 사람들의 축하세례를 피해 얼른 도망가야겠다는 결심을. "꼭 여기서 죽어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는가? 다른 때, 다른 곳에서 죽는다고 하여 문제 될 게 없지 않은가?" 칼손씨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를 따져보지도 않고, 돈이나 옷가지등 여행을 위한 준비물에 대한 어떤 고민도 해보지 않은채로 양로원을 떠난다. "알란 칼손은 행동하기전에 오래 생각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다시 말해 노인의 머릿속에 그 ..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 지음. 유시민 전장관이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내놓은 책이다. 학생에서 회사원으로 신분이 바뀌고 방향 설정으로 고민하던 시기에 이 책을 처음 접했다. 2011년에 입사하고 정신없이 적응하고 나니 2년이 지나 있었다. 그 회사에 적응하는 기간은 일종의 투쟁이었다. 갑작스레 강한 적이 나타나고, 이와 싸워내는 과정으로 입사 초기를 요약할 수 있다. 그 적은 사람일때도 있었고, 연구주제일 때도 있었다. 그렇게, 눈앞에 닥친 일들을 처리해가면서 살다보니 이런 질문이 들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면, 먼 훗날 뒤를 돌아보며 미소지을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은 눈덩이처럼 불었고, 어느새 사회에 진출한 친구들과의 술자리의 주된 이야기 거리였다. '우리 어떻게 살까?'. 마땅히 물..
서명: 국화와 칼 글쓴이: 루스 베네딕트 (Ruth Benedict) 옮긴이: 김윤식 출판사: 을유 출판사 연구생활을 하다보면 일본의 앞선 기술을 접하게 되기도 하고, 출장으로 인해 일본인을 만나야 할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 해 가을, 연구 관련 업무로 인해 삿포로에서 열린 학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몇몇 일본인 연구원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대화 도중 피하고 싶은 부분이 생길 때면 대충 둘러대는 방법이 있음에도, "미안합니다만, 그것은 얘기할 수 없어요" 라는 식의 돌직구성 답변을 들려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기술을 설명할 때, 큼직큼직한 메커니즘보다는 디테일에 좀 더 신경쓴다는 인상도 받았다. 그 외에도 대화를 하며 낯선 점들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일반화 할 수 없는 경험으로 일본사..
서명: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저자: 하야마 아마리옮긴이: 장은주출판사: 예담읽은이: 마시마로 인상적인 제목이 눈길을 끌어 손이 가게 된 책이다.생일에 죽겠다는 생각을 하다니. 책의 서문에 따르면, 이 책은 일본의 한 아마추어 작가가 자신의 경험담을 옮긴 것이다. 아래에서 설명할 '아마리'라는 가명을 쓰는 저자는 이 소설을 '제1회 일본 감동대상'에 투고하여 대상을 수상하였다. 글의 시작은 다음과 같다. 29살의 생일을 맞이하게 된 한 여자가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비정규직으로 분류할 수 있는 파견 사원으로 일하고 있고, 체중은 70kg에 매력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외모를 갖고 있다. 모아둔 돈은 거의 없으며, 이렇다 할 연인도 친구도 없는 개성없는 삶을 살고 있다. 3평짜리 원룸에서 ..
서명: 관촌수필 저자: 이문구 출판사: 휴이넘 관촌수필. 박찬욱 감독의 추천 리스트에 담겨있는 책이다. 문학에는 워낙 소질이 없고, 아는 바도 없어서 접하기 힘들어 하던 차에 인상적인 감수성을 가진 박찬욱 감독의 추천이라 편하게 책을 고를 수 있었다. 책 표지에는 따뜻한 온돌방에 뒹구는 어린아이가 그려져 있다.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었기에, 순박하고 다정한 메시지가 담겨있을 것이란 기대를 품고 책장을 열었다. 관촌수필은 관촌이라는 농촌 마을에서 자란 주인공이 성인이 되어 지난 추억을 되짚어 보는 식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일본 치하, 독립, 남북 분리, 6.25전쟁을 모두 겪으며 자란 어린 시절을 되짚고 있다. 격동의 시기를 서술하다보면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담아 글을 썼음직도 하건만, 저자는 그러한 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