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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oons' Life
글쓰기 실력은 노력으로 좋아질 수 있는 것인가? 오래 전부터 저자명에 내 이름이 박힌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을 꿔 왔다. 전공 분야 뿐 아니라 인생과 사회에 대해 나름 진지한 태도로 배우기를 즐기는 편인데, 언젠가 이 배움이 넘쳐 흐르길 바라며 오늘도 성실히 다양한 텍스트를 눈과 귀로 받아들이는 중이다. 그런데,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입력에는 나름 자신이 있는 편이지만 출력하는데는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부의 수위가 차올라 세상으로 흘러나갈 때, 나의 글과 말이 나의 감정과 사상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나의 공부로 사회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거 유명한 작가가 될 수 있을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나의 글로 인해 소수의 사람일지라도 그의 사상과 마음에 울림은 만들고, 그의 삶에 긍..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영문제목: The God Delusion)을 읽었다. 이 책은 아래 따온 서문에서 드러나듯, 무신론을 전도하기 위해 쓰여진 책이다. 신을 믿는 일반 대중들을 설득해서 신을 부정하게 하는 것의 그의 목적이다. 그에 따르면, 이 책을 읽고도 계속 신을 믿는 사람들은 정신 이상자들이고, 읽고 나서 신을 거부해야 비로소 자유로운 정신의 소유자다.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 이상이라고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고 한다. 이 책이 내가 의도한 효과를 발휘한다면, 책을 펼칠 때 종교를 가졌던 독자들은 책을 덮을 때면 무신론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얼마나 주제넘은 낙관론인가! 물론 독실한 신앙인은 논증에 면역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는 수백 년간 발전되어온 다양한 방법들을..
나이지리아 출신의 여성 소설가, 치미만다 응고지 아다지에. 2011년 ‘뉴요커’에서 봅은 ‘미국을 대표하는 젊은 소설가 20인’, 2013년 ‘포린 폴리시’에서 뽑은 ‘세계를 이끄는 사상가’, 2015년 ‘타임’에서 뽑은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된 말그대로 핫한 인물이다. 그녀의 글에는 여성 인권과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이 녹아 있어, 페미니스트 소설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가족의 권유로 참여하게 된 나이지리아의 TED talk에서 그녀는 “We should all be feminists” 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페미니즘의 의미와 가치를 설명한 이 30분짜리 강연은 현재 3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 할 만큼 성공적이었다. 강연은 바로 글로 옮겨져 세계 각국에 출판되었다. ..
열심히 일하던 시기엔 휴식의 의미가 명확했다. 선과 악만큼 일과 휴식의 구분은 명료하다. 회사 안인지 밖인지, 그리고 밖에 있더라도 회사에서 가지고 나온 물건을 소지하고 있는지 - 그리고 그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등등. 이런 물리적이고 저차원적인 구분이 가능한 이유는 일이 나의 행복과 동떨어진 의무라는 생각 때문인듯 하다. 그리고 재밌는 점은 그 정의를 내 머리 뿐 아니라, 내 몸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회사에서 전쟁같은 일과를 보낼 땐 그렇게 아프던 몸이, 금요일 저녁,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던 주말을 맞이할 땐 그렇게 날래고 가벼울 수가 없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내가 다니던 회사엔 토요일 특근을 하면 평균 일당의 두배를 받을 수 있는 초과근무수당 제도가 있었다. 하루 8시간..
‘몬가 암튼 오묘하고 좋아요’라는 추천으로 만난 영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영화를 보고나서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감동을 느꼈고 이를 글로 옮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후반부에 미츠하와 타키가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려고 애쓴 것처럼, 이 벅찬 감동을 고이 간직해두고 싶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글로 옮길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해봤는데, 결국 내 이야기를 꺼내야 하지 않나 싶다. 감동은 이야기와 나 사이의 울림으로 발생한 것일 테니. “이상형이 뭐예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기 참 곤란하다. 솔직하게 “저 이상형 없는데요”하는 대답을 하자니 상대의 호기심을 채워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도 들고, 그렇다고 없는 이상형을 지어내자니 그럴싸하게 대답할 ..
SF작가 테드창의 단편집 를 읽었다. 이 단편집 가운데 ‘Stories of Your Life’ 는 미국에서 2016년 ‘Arrival’이라는 영화로 재구성 되었고, 한국에는 ‘컨택트’라는 제목으로 곧 상영될 예정이다. 아래는 단편집에 수록된 각 단편의 제목과 원제다. 〈바빌론의 탑〉, Tower of Babylon
망치를 든 철학자라는 별명을 가진 프리드리히 니체가 갈고 닦은 철학의 정수, 를 읽었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건, 인간이 자기 자신의 힘과 의지만으로 삶을 긍정해낼 수 있는가 하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다시말해, 신의 존재와 가호를 전제하지 않고서도 삶의 긍정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신을 중심으로 한 우주의 질서를 상정하지 않고도 선과 악의 판단 기준이 되는 도덕관념을 구성해낼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은 읽었다기보단 구경했다고 보는게 맞을정도로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방대한 상징 체계와 성경을 비롯한 고문헌을 자주 인용한 탓에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비판을 하는건지 칭찬을 하는건지 조차 알아차리기 힘들었다. 전체 책 내용의 5% 이하를 이해한 기분이라 독후감을 쓰는 것 조차 ..
도덕의 계보 - Friedrich Wilhelm Nietzsche, 옮긴이: 김정현 방금 니체의 를 읽었다. 의 독후감을 쓰려다가 생각해보니, 출판 순서와는 달리 논리적 순서로는 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어 예전에 끄적였던 간단한 쪽글을 먼저 올린다. 니체의 도덕의 계보는 '하나의 논박서'란 부제를 달고 있다. 서문과 세 논문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제1논문은 '선과 악', 다시말해 '좋음과 나쁨'을, 제2논문은 '죄'와 '양심의 가책'을, 제3논문은 '금욕주의적 이상'을 논한다. 도덕의 발생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연구했던 도덕사학자들의 방법을 "그들은 전혀 쓸모가 없다." 라거나 "고대 인류에 관한 심리학에 거친 손길로 폭행하는 것이 된다"(제2논문 4장) 라면서 비판한다. 니체는 '원래 존재했던 도덕적 개념..
"Let the 75th Hunger Games begin~!" 헝거게임 2부인 Catching Fire(캣칭 파이어)를 읽었다. 헝거게임 1부는 주인공인 Katniss와 그의 공식적인 남친, Peeta의 생환기를 다룬 환타지액션소설이다. 그런데, 2부에 들어서며 혁명소설(?)로 약간 그 성격이 변한다. 1부를 설명하면서 언급한대로 독재국가 Panem의 통치는 잔혹함, 그 자체다. 각 District는 매년 두 명의 아이를 Hunger Game을 위한 공물로 바쳐야만 한다. 그 아이들이 죽을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Panem 정부의 만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각 District에서 수많은 아사자가 속출함에도 불구하고, Capitol의 시민들은 밥을 먹다가 배가 부르면 이를 토하고 또 먹는 일을 반복하..
"District Twelve. Where you can starve to death in safety", I mutter. 한글책 위주의 독서를 하다보니, 정작 영어와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여긴 미국이고 난 유학생인데 말이다. Time지를 구독해서 틈틈히 보고는 있으나, 좀 더 흡인력 있는 영어 텍스트에 푹 빠져보고 싶었다. 몇 달 전에 읽은 도 재미있게는 읽었지만, 읽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답답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영어책을 잘 읽고 싶으면 영어책을 읽는 수 밖에. 읽고 또 읽고 또 읽다보면 늘겠지. 그리하여 고른 책이 이 녀석, 이다.난 아직 Hunger Games 영화를 못 봤다. 다만, 제니퍼 로렌스가 화살 시위를 당기고 있는 포스터를 여러 차례 보았던 터라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고, 아마..